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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것 저것 .../잡념

논문 쓰기와 읽기의 핵심은 이런 걸까?

논문 쓰기


요즘들어 논문 작성이라는 놈이 계속 뒤통수를 쳐서 정리를 좀 해야 될 것 같다.


논문을 쓸 때, 교수님들께서는 흔히 스트럭쳐를 먼저 잡아라, 컨트리뷰션을 먼저 정해라 라고 하신다. 일정에 쫓기다보니 대강의 스트럭쳐와 대강의 컨트리뷰션을 정하고 글쓰기를 시작하게 되지만, 그 목적이 분명하지 않다보니 결국 수정의 삽질을 끝없이 하게 되고 결과적으로 시간이 더 많이 걸리는 듯하다.


그래서 당연한 얘기지만 기억 저 편에서 가물거려서 필요할 때 미처 알아처리지 못하는 것들을 좀 써보자.


우선, 스트럭쳐가 먼절까, 컨트리뷰션이 먼절까, 

컨트리뷰션이 먼저일 것 같다. 컨트리뷰션은 해당 연구분야에서 다른 연구자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무엇, 그래서 그 가치를 충분히 인정받을 수 있는 어떤 것이 되겠지만, 좀 더 일반화하면 글에서 저자가 주장하고자 하는 핵심 내용이 될 것이다. 그러니 핵심 내용을 정하는 것이 당연히 먼저일 것 같다.


이 핵심 내용을 가장 간결하고 적절하게 표현할 수 있는 것이 그 글의 제목이 될 것이고, 스트럭쳐는 이런 핵심 내용을 가장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한 일종의 그릇 혹은 밑그림이 아닐까 싶다. 그래서 핵심 내용을 효과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장과 절을 나누고 문단과 문장을 구성한다. 그러니 하나의 장 혹은 절이 하나 혹은 그 이상의 주장을 담고 있을 수도 있을 것이다. 요점은 이것들이 유기적으로 결합하여 저자가 주장하고자 하는 핵심 내용을 잘 구성해야 하는 것이 아닐까.


만약 컨트리뷰션이나 스트럭쳐에 대한 나름의 고민없이 일반적인 공학 논문의 구성을 토대로 형식적인 글쓰기를 한다면 지금 나같이 삽질을 반복하며 진행도 제대로 안되는 허무한 나날을 보내게 되는 것 같다. 그래서 나름 논문을 쓰는 절차를 정리해본다면 아래와 같이 5 단계로 구분할 수 있을 것 같다.


  1. 컨트리뷰션 및 제목 정하기
  2. 스트럭쳐 (장, 절) 정하기
  3. 각 장, 절의 주장을 뒷받침할 근거 찾기
  4. 근거들을 문단으로 만들기
  5. 각 문단들을 자연스럽게 연결하기

위 5 단계에 맞춰 논문을 쓴다면 아마도 결론을 제일 먼저 쓰고 그 다음에 본문, 서론을 제일 마지막에 써야 할 것 같다. 그래야 주장하고자 하는 핵심 내용에 집중된 글 쓰기가 가능하지 않을 까.


논문 읽기

논문을 읽거나 세미나에 참석해서 강연자의 발표를 들을 때에도 논문을 쓸 때와 동일한 방식이 적용되지 않을까 싶다. 하지만 위와 같은 5 단계 까지는 아니고 조금 줄여서 3 단계 정도로 구분할 수 있을 것 같다.

  1. 제목과 컨트리뷰션 이해하기: 1 단계의 목적은 논문의 큰 그림을 이해하는 것이다. 1 단계를 완료하려면 저자가 주장하는 핵심 내용이 명확하게 정리되어야 한다. 어쨌든, 제목을 보고 저자가 주장하고자 하는 핵심 내용이 무엇인지 유추해 볼 수도 있을 것이고, 그림이나 요약문, 서론과 결론을 훑어볼 수도 있을 것이다. 1 단계를 완료하면 최소한 다른 사람에게 이 논문은 어떤 내용이다를 설명할 수 있고 내 연구를 진행할 때 새로운 아이디어에 대한 참고자료로서 활용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.
  2. 근거 이해하기: 2 단계의 목적은 저자의 주장을 뒷 받침하는 근거를 이해하는 것이다. 2 단계를 완료하려면 저자가 왜 이런 주장을 하는지가 명확하게 정리되어야 한다. 이런 근거는 수학적, 논리적, 혹은 실험적일 수 있다. 그러니 만약 그 분야에 대한 지식이 부족하거나 실험에 대한 경험이 없다면 이때 부터 해당 분야의 공부가 필요할 수 있다. 2 단계를 완료하면 그 논문의 과학적 근거를 설명할 수 있어야 하고 내 연구에도 적용할 수 있어야 할 것 같다.
  3. 원리 이해하기: 3 단계의 목적은 저자가 제시한 근거들의 이론적인 원리를 이해하는 것이다. 2 단계와 헷갈릴 수도 있는데, 예를 들어 로봇 기구학 방정식이 DH 표기법을 이용해서 행렬곱으로 표현되었을 때, DH 표기법이 무엇인지를 공부하고 행렬곱으로 표현되는 것을 이해했으면 이것은 2 단계이고 DH 표기법의 수학적인 원리까지 이해했으면 이것은 3 단계인 것같다. 그러니까, 2 단계까지만 진행해도 써먹는 것은 할 수 있다는 것이 되고 3 단계까지 되면 완전히 이해해서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낼 수도 있지 않을 까.


단계 별로 논문의 내용을 정리하는 것도 좋은 방법인 것 같다. 요즘 들어 정말 기억력이라는 것은 믿을 게 못된 다는 것을 부쩍 느끼는데, 남는건 문서밖에 없는 듯 하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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